<재단 제4기 해외유학장학생 Princeton U 경제학 박사 (1986), 현 UIUC William S Kinkead 경제학 석좌교수>
UIUC(일리노이대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조인구 교수가 방학을 이용해 국내에 다녀갔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여름학기 강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그는 5월 17일~6월 22일 까지 중견 공무원 또는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게임이론의 개념을 설명했다. 게임이론이란 경제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상대방의 다양한행동을 예측하고 그것을 수학적으로 계산한 학문이다.
예측한 결과에 따라 최선의 대안을 선택할 수 있으며, 70년대 후반부터 경제학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 이론을 실생활과 접목시키는 것은 아직까지 쉽지 않은 일로 여겨진다.

“정치나 경제 등 사회과학 분야에서 이 이론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상황과 접목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산수를 알아 두면 살아갈 때 도움이 되는 것처럼 게임이론도 비슷합니다. 이론과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나중에 협상의 기로에 섰을 때 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상대방의 행동을 더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거죠.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찾기 위한 기초지식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게임이론, 선택의 딜레마를 예측한다 게임이론의 많은 모델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죄수의 딜레마’다. 이는‘비협조적 게임’의 한 사례로, 어떤 문제에서 협력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한다. 이 이론은 협상과 담합 등을 통한 이익에 만족하지 못하고 욕심을 부렸을 경우, 그보다 더 나은 이익을 추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론의 내용은 이렇다. 같은 범죄를 저지른 A와 B가 경찰에 붙잡혔는데, 두 죄수에게 자백을 받지 않으면 증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둘 다 침묵할 경우 증거불충분으로 각각 1년씩, 모두 자백할 경우 각각 5년씩을 복역하게 되는데, 한 쪽만 자백할 경우에는고백한 사람은 무죄, 남은 사람은 10년형을 선고 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A와 B는 둘 모두에게 좋은 방안을 택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결정함으로써 오히려 더 불리한 상황을 야기한다는 내용이다.
“죄수의 딜레마는 그야말로‘빙산의 일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이론의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어요. 다른 교수진들과 함께 세미나 또는 토론을 개최해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결과는 논문을 통해 발표합니다.”
현재 국제정책대학원에서 그가 전달하고 있는 것도 게임이론에 관한 것이다. 게임이론은 크게 제로섬 게임과 비제로섬 게임으로 나뉘는데, 한 쪽이 이기면 반드시 지는 쪽이 존재해 이익의 합이 0이 된다는 것이 전자, 협력으로 더 큰 이익을 창출한다는 것이 후자의 내용이다. 조 교수는 경제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다양한 문제와 그에 따른 전략적 행동을 전달하고 있다.
“기술(수학)적인 부분보다 개념 위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하는 것이죠. 사례를 찾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런 부분을 교육으로 전달하는 게 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학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배우세요” 지금은 게임이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지만 그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부푼 꿈을 가지고 이국땅에 발을 디뎠어도 모든 것이 녹록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집을 떠나 홀로 낯선 땅, 낯선 나라에 와있다는 것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방대한 양의 학문을 소화해야 하는 것도, 날고뛰는 학생들과 경쟁해야 하는 점도 벅찼고요. 1, 2년 동안은 주로 강의식 수업이 진행되는데, 주어진 시간보다 전달하는 학문의 양이 무척 많거든요. 재단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을 허투루 사용하는 법이 없었고, 마침내 1987년 <Signaling Game and Stable Equilibria>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학계의 주목을 끌게 되었다. 그의 논문은 지금까지도 게임이론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교단에서 학생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된 지금, 재단 장학생을 종종 만나게 된다는 조 교수. 그들의 어려운 유학생활은 십분 이해하지만,“ 꿈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력하면 반드시 결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처음 공부하는 동안은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 다르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진로 과목을 변경하는 경우도 흔하죠. 그렇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끈기 있게 노력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유학생활 초반에는 학문에 대한 학습보다 새로운 세상을 배우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는 점도 명심하기 바랍니다.”
